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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프리온에 의한 희귀 질병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

성공기록자 2012. 5. 11. 18:24
"당신이 다시는 악몽을 꿀 수 없고, 꿈을 꿀 수 없고, 영원히 뒤죽박죽같은 잠의 왕국으로부터 추방된다면, 그 것이 얼마나 악몽일지 상상해 보세요. 단지 상상해보세요 -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 끊임없는 불면증의 황혼의 세계에서 고문당하고, 침대에 누워 기진맥진해 있지만 눈은 넓게 뜬 채로, 밤의 신음소리와 귓속말들을 들으면서, 다시는 잠에 들 수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불면증 - 죽음이 당신을 자비롭게 빼앗아 갈 때 까지."

 이것은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소설의 내용이 아닙니다. 다만 아주 현실적이고, 아주 희귀한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Fatal Familial Insomnia)"이라고 불리는 질병입니다.

 이 병을 알게 되었을 때, 원래 불면증이 있던 저는 잠자리에 들었을 때 잠을 못 자다가 죽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증상이 너무나 공포스러웠고 괴기스러웠기 때문에 현실에 있는 질병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위 문구는 MSNBC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는 이 병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Fatal familial insomnia (FFI) is a very rare autosomal dominant inherited disease of the brain. The dominant gene responsible has been found in just 28 families worldwide; if only one parent has the gene, the offspring have a 50% chance of inheriting it and developing the disease. The disease's genesis and the patient's progression into complete sleeplessness is untreatable, and ultimately fatal.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은 아주 희귀한 뇌의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병이다. 이 병의 우성 유전자는 전세계에서 28개의 가족들만 가지고 있다; 만약 한 부모가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자식은 50% 확률로 이 유전자를 물려받게 되고, 질병이 진행되게 된다. 이 질병의 기원과 환자의 완전한 불면증으로의 진행은 치료될 수 없고, 궁극적으로 치명적이다.

 치료될 수 없다고 합니다. 치료될 수 없는 병이기에는 너무나 치명적인 증상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치병입니다. 차라리 에이즈가 낫다고 싶을 정도로... 이 병이 한 개인의 인생을 끝장낼 때 까지는 4단계에 걸쳐 진행됩니다. 
  1. 첫번째 단계는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의 트레이드마크인 점점 심해지는 불면증입니다. 첫번째 단계는 약 4개월에 걸쳐서 진행되며 공황, 기괴한 공포증들과 같은 수많은 정신의학적 문제들을 포함합니다.
  2.  두번째 단계는 환상, 공황, 흥분과 진땀과 같은 증세를 일으키며, 약 5개월동안 지속됩니다.
  3. 세번째 단계는 3개월에 걸쳐 지속되며 몸무게 감소와 함께 총체적 불면증에 걸립니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잠을 자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4. 네번째 단계는 약 6개월동안 지속되며, 치매총체적 불면증이 옵니다. 그리고 무언증에 걸린 후에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됩니다.

 끔찍한 질병입니다. 환자는 죽기 전에 황혼의 세계에서 고통받습니다. 너무나 자고 싶은데 자지 못하는 고통이 환자를 죽을때까지 고문합니다. 수면제는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코마를 불러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치매에 걸리게 되면 죽는다는 생각도 못 하게 되는거죠. 치료제도, 예방법도 아무것도 없는 병입니다.
 

 이렇게 치명적인 병이 왜 존재할까요? 이 병은 어떻게 해서 걸리게 될까요? 놀랍게도, 광우병의 원인 물질인 프리온이 이 병을 일으킵니다. 다른 뇌조직과 연관되어 있는 정상적인 프리온이 변이됨에 따라 이 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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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온 질병들이 영향을 주는 부위입니다.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의 경우, 영향을 받는 부위는 잠을 관장하는 시상(thalamus)입니다. 시상은 뇌와 신체의 교신의 중심으로, 어떤 신호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인도하는 역할을 하죠. 사람이 잠을 잘 때, 시상은 약간 비활성화되어서 성장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허락하기도 하죠. 잠, 혈압, 심장 박동, 체온, 그리고 호르몬 분비가 모두 이 질병에 걸린 시상의 기능 방해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잠 부족에 의해 초래되는 환상과 기절 이외에도 다른 증상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프리온에 의해 시상이 영향을 받아 잠을 통제하는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유전자를 유전하는 가계에 속해있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겠죠. 그런 만큼 해당하는 가계들은 수세기동안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이 병이 40대를 넘어서서 발병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 병을 가진지도 모른 채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갑작스레 죽어버리는 비극적인 병을 수세기동안 견뎌 왔던 것입니다.

 MSNBC에서 본 한 기사에 따르면 엘리자베타라는 이탈리아 여성은 이모, 할아버지, 삼촌을 잃었습니다. 이 이탈리아 가계에 이 병이 유전되어왔던 것이죠. 엘리자베타의 남편인 로이터 박사는 삼촌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습니다. 삼촌이 죽은 후에, 그의 뇌는 제거되어 미국의 전문가들에게 보내졌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이 정도라도 알고 있는 것이죠.

 치료법은 영영 없을까요? 어쩌면 유전 요법이 마지막 대안이 될 수 있겠죠. 그러나 아직 유전 요법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병의 치료와 예방은 아직은 요원해 보입니다.


 적절히 무서우십니까? 저는 이런 사실들을 알고 정말 무서웠었습니다. 저에게 이 병이 발병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지만, 증상 자체가 워낙 공포소설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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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소설 하니까 말인데, 이 병을 소재로 공포소설이 한 권 나왔더군요. "The Family That Couldn't Sleep".

 안 그래도 요즘 영문 원본 소설을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까 사고 싶군요. 아무리 그래도 잘 알지도 못하는 영문 소설 원서를 마음대로 사 버리면 안되겠지만,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책이라 알려져 있는 내용도 없고 해서 궁금해 죽겠습니다.

 요즘 인간 앞에는 아직도 수많은 불치병들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흔한 에이즈에 광우병에,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이라는 드라마틱하고 기괴한 병까지... 이 많은 병들을 뚫고 잠자면서 편히 죽고 싶은 건 지나친 욕심일까요?






 - 자료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atal_familial_insomnia
http://www-personal.umd.umich.edu/~jcthomas/JCTHOMAS/1997%20Case%20Studies/AAkroush.html
http://www.udel.edu/chem/bahnson/chem645/websites/Janas/
http://www.msnbc.msn.com/id/6822468/



P.S. 아래 책은 'The Family that Couldn't sleep'의 한국어 번역본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바와는 다르게... 과학도서네요. ㅠ

 

살인단백질 이야기 - 8점
D. T. 맥스 지음, 강병철 옮김/김영사

 

출처 : http://tebin.pe.kr/80

출처 : 별비사랑의 집
글쓴이 : 별비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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