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교육

나의 둘째 출산기

성공기록자 2013. 9. 29. 16:40

출산한지 한달이 넘었는데 아직 아기 사진도 한번도 안올렸다.

아기 키우기 너무 힘들다. ㅎㅎㅎ

아기가 나름 잘자고 있어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때 출산이 너무 쉬웠기 때문에(출산이 제일 쉬웠어요) 아기 낳는데 두려움은 거의 없었는데 생각치도 않게 임신 8개월에 갑자기 거꾸로 누워버렸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제왕절개를 선택하게 되었다.

시댁의 형님이 제왕절개가 엄청나게 아팠다는 이야기를 들었기때문에 제왕절개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고 후기를 읽어보니 다들 며칠동안 정말 죽을것같이 아프다고 했기때문에 피하고 싶었으나 애가 도저히 돌 생각이 없어보였기 때문에 37주에 돌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수술날짜를 잡았다. 38주 3일째 날인 8월 13일 음력 7월7석이 좋은 날이라는 엄마 말을 듣고 시간은 오전 10시로 잡았다.

믿지 않는 척하면서도 사주팔자를 신봉하는지라 좋은 날 낳는다는게 유일한 위안이 되었다.

 

수술전날 저녁에 입원했다. 남편은 일인실에 입원하라고 했지만 잠만 잘꺼고 멀쩡한 때라 전날에는 공짜인 다인실에 입원했다. 다인실에는 아주머니한분과 산모처럼 보이는 40대 아주머니 두분이 입원해 있었으나 40대 아주머니 가족(남편과 초등학생 딸)이 모두 와서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있어서 방이 꽉차보였다. 남편은 참 철이 없어보였다. 수술한 산모침대에 누워서 아내를 보살펴도 힘든마당에 수술한 부인이 남편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참 나... 그때도 이상해 보였는데 제왕절개를 마친 지금에 생각해보면 그 남편은 미친게 아닌가 싶다.

 

그날 밤 태동검사를 하고 진통이 좀 있다해서 닝겔하나 맞고 면도를 했다. 생각보다 굴욕적이진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 남편이 와서 사인을 하고 수술관련해서 최악의 경우에 자궁을 드러낼 수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 최악의 경우만 이야기 하는거지만 조금 무서워졌다. 그리고 아프지도 않은데 휠체어에 실려 수술실로 가서 수술대에는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마취를 시작했는데 하반신마취를 선택했는데 혹시 아프거나 무서울까봐 하반신마취에 수면마취를 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담당의사가 아기얼굴 안볼꺼냐고 해서 수면마취는 애 낳고나서 하기로 했는데 마취약이 들어가자 내가 평소 몇번 격었던 미주신경성실신 전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메스껍고 호흡이 가파지다가 귀가 안들리는... 마취의사가 급긴장해서 맥박이 확 떨어졌다면서 심호흡을 하라고 했다. 심호흡을 열심히 하자 조금 나아졌다. 그 와중에도 의사가 계속 말을 시켜서 나도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아는척하면서 미주신경성실신을 몇번 경험했었다고 하자 왜 진작 말안했냐며 화를 냈다. 내가 그거 죽는거 아니고 머리를 숙이면 괜찮아지는거라서 크게 걱정안했다고 하니 인터넷에서 들은 이야기로 해결하려고 하지말고 의사말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런증상이 있으면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면서... 전신마취는 더 위험하다고 해서... 그리고 내가 언제 실신했었는지 물어봐서 화장실에서 힘주다가, 매운거 먹다가 , 스트레스받아서, 피보고 등등 이야기 하니까 아기 보면 피범벅일텐데 괜찮겠냐고 해서 나도 잘 모르겠다고 그냥 수면마취해달라고 했다. 피묻은 아기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잠이 들었고 수술과정을 듣지 않아도 되서너무 다행이다. 귀에서 수술하는 소리 들리는게 정말 무섭고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았는데 수면마취해서 너무 다행이었다.

 

그리고 기억나는 건 침대에 실려서 어딘가로갔고 남편이 옆에 있었다. 남편에게 처음 물어본건 둘째도 현수처럼 고추가 크냐고 물어본 것 ㅎㅎㅎ

현수 낳았을때 남편 첫마디가 고추가 이만해~ 라는 말이었기 때문에 ㅎㅎㅎ남편은 정신이 나간듯 말을 제대로 못했다.

그리고 몇마디 더 나눈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난다. 그리고 일인실입원실로 갔다. 그리고 깨어있지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떠벌떠벌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대화내용은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한참 자고 일어나자 아프시시작하는데 장난아니었다. 배를 불에 달군 칼로 푹푹 쑤시는 느낌 인정사정없이 마구 쑤셔대는 느낌이다. 밤새 무통 단추를 계속 눌러댔으나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허리에 힘이 전혀 안들어가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침대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자세를 바꿀 수 있었다. 하루지난 후에 소변줄을 빼고 오줌누러 갈때 엄마나 남편의 도움을 받아서 한걸음씩 겨우 뗐다. 왼쪽 다리에는 마취가 된듯 다리를 들 수가 없었다. 나중에 무통을 빼고나니 왼다리가 조금씩 움직여졌다. 무통을 뺐다음에도 진통제를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아픈건 처음이었다.